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은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적 파시즘의 구조를 맹렬히 비판한 소설이다. <동물농장>은 동물들이 동물농장의 주인인 인간을 몰아내고 난 후 나폴레옹을 포함한 돼지들이 권력을 잡는 과정을 그렸다. 과거 역사를 보았을 때, 절대왕권이 물러나고,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적 파시즘이 새로운 사상으로 떠올랐으나, 독재는 여전히 팽배했다. <동물농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동물들이 힘을 합쳐 절대권력인 인간을 몰아냈지만, 여전히 돼지의 독재는 계속되었다. 왜 독재가 계속되었던 걸까. 필자는 <동물농장>에 서술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적 파시즘의 모순적 구조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며, 독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동물농장>에서는 분명히 사회구조가 바뀌었음에도, 독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절대권력인 왕과 귀족을 몰아내고, 프롤레타리아가 공산주의를 이끌거나, 국민이 자신의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파시즘을 선택했을 때는, 좀 더 나은 삶을 원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생산수단을 독점하며 감시하였고 결국 독재정치를 하게 되었다. <동물농장>의 마지막 구절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열두 개의 성난 고함소리가 터져나왔으나 그 소리는 모두 똑같았다. 돼지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 일어났는가는 이제 의문의 여지도 없었다. 집 밖에 있던 동물들은 돼지에서 인간으로, 다시 인간에서 돼지로 시선을 옮기다가 다시 돼지에서 인간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나 이미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워져 있었다.’ 이 문장을 통해서, <동물농장>에서는 독재자였던 농장주인과 그 주인을 몰아내고 권력을 잡은 돼지는 서로 닮아있고, 여전히 사회에 독재가 존재함을 암시하고 있다.
공산주의와 파시즘과 같은 사회체제에서는 독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존재한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정부를 감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나 체제
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동물농장>에서의 동물들은 돼지들이 옳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더라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나마 나폴레옹을 견제할 힘을 가졌던 스노우빌이 추방당하자, 나폴레옹의 독재가 더욱 심해졌다. 두 번째로, 정부가 국가의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사과와 같은 동물농장의 생산수단을 관리하는 것만 아니라 개들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칠계명을 마음대로 고쳤다. 칠계명에 관해 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은, 돼지들이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칠계명을 계속 고쳐나갔던 사실을 몰랐고, 결국 칠계명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더욱 평등하다’라는 단 하나의 계명으로 바뀌었다. 이렇듯 정부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그 정부를 감시하거나 제어할 장치가 없는 공산주의와 파시즘의 구조 특성상 독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동물농장>에서 말하고 있다.
국가가 어떠한 사회체제를 선택하는 독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권력의 분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산주의나 파시즘의 사회체제를 선택한 소련과 독일의 사례에서 권력의 분립이 없으면 독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소련은 마르크스주의와 레닌주의라는 혁명이론을 세워 부패한 러시아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권력이 분산되지 않은 정권으로 인해서 스탈린이라는 독재정권이 탄생했다. 또한, 독일의 국민은 베르사유 조약과 함께 세계 대공황이 맞물려 독일의 경제 상황이 파탄나자, 이러한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파시즘과 나치즘을 이념으로 삼은 나치당을 선택했다. 하지만 나치당을 견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당이 모두 폐당되면서 나치의 독재가 시작되었다. 아무리 이론적으로 훌륭한 사회체제라도 모든 것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정부와 그러한 정부를 감시하거나 제지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독재가 결국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국, <동물농장>은 공산주의나 파시즘이 결국 독재가 나타나는 구조임을 강조하는 소설이다. 조지오웰은 나폴레옹을 포함한 돼지들이 권력을 휘둘렀던 인간과 점점 같은 모습이 되어가는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권력이 분산되어 있지 않는 사회체제에서 독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과정을 그렸다. 어떤 사회든, 권력을 분산하는 것은 독재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또한, 국민들은 그러한 권력을 가진 기관을 감시하거나 제지하려고 하지 않고 복서처럼 신봉하기만 하면 나폴레옹이 스노우볼을 추방하고 독재하려 할 것이다. 모라아는 이렇게 말했다. ‘어떠한 독재 정치도 대다수의 피지배자의 동의 없이는 오래 존속할 수가 없다.’ 독재가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권력이 분산된 체제를 만들어야 하고, 그들을 감시하고 제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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